작성일 : 17-07-31 16:06
'푸른병원'을 퇴원하면서
 글쓴이 : 문경희
조회 : 3,618  

살며 생각하며

- 문경희 (작가)


초록빛 연기를 부르던 7월도 다 지나고 계절의 반도 접히고 푸른색 산하를 물들인 녹음이 폭격기처럼 뚝뚝 떨어집니다.
중년의 반이 접힌 나이에 7월초 예측불허한 사고로 불에 달궈진 후라이팬의 기름에 화상을 입게 되었습니다.아차하는 한순간 실수로 아! 지옥이 따로 없구나. 이것이 바로 화탕 지옥이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놀란가슴을 진정시키며 남편과 제가 사는 거창에 있는 모 병원의 응급실에 갔더니 저희 병원에서는 치료를 못하니 큰병원, 즉 대학병원으로 가라는 말에 무작정 대구로 나왔습니다. 모 대학병원으로 가다가 보훈병원이 가까이 있기에 응급실로 바로 갔더니 화상전문의가 없으니 화상전문병원을 안내해주시더라구요.

저는 사는 동안 화상전문병원이 따로 있는줄도 몰랐고, 제 생각에는 집에서 그냥 대충 화상연고나 바르고 민간요법으로 감자를 갈아서 화상부위에 붙이면 열도 내리고 괜찮아질 것이라 여기며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구 푸른병원 응급실로 직행하였고 그날 담당의사께서 화상부위를 보시더니 곧바로 입원할 것을 권유하셨는데 본인의 여건이 다소 안맞아 이틀정도 통원치료를 하다가 입원을 하였습니다. 얼굴, 목, 팔, 배, 어깨, 등에 붕대를 칭칭감고 그것도 모자라 오뉴월에 배에 복대까지 하고 있으려니 답답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입원하여 치료하는 과정을 보니 화상이 가장 무서운 사고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불철주야 많은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님들이 화상에 좋은 약과 재료를 사용해서 그런지 진물도 마르고 흉터가 점점 옅어져 가니 제 마음도 치유가 되어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의 주치의 선생님 태창원과장님께서 빠른 회복과 상처의 재건을 위해 여러모로 신경을 써 주신 것에 대하여 참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상처를 가진 사람들은 늘 그 상처를 볼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프답니다. 여름철이 오면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싶어도 올해는 입지 못하겠지만 '푸른병원'을 통해 빨리 회복될 것만 같은 믿음과 희망이 생겼습니다.

눈물을 견디고 아픔을 견디며 입원해보니 여러 환우들이 입원하고 퇴원하는 동안 어쩌다 화상을 입게 되었냐고 묻고 답하는 것이 일상사가 되었습니다. 집집마다 살아가는 얘기가 다르듯 화상을 입은 사유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여성인 경우 거의 8할은 집안에서 일어난 사건들이고, 가령 뜨거운 커피를 얼굴에 쏟아 화상을 입거나 스팀다리미로 옷을 다리다가 팔에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고, 뜨거운 찌개나 국을 푸다가 화상을 입은 사람, 뜨겁지 않은 온도에서 전기장판에서 자고 일어나 '저온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몇 달째 고생하고 있는 예쁜 아가씨도 있고, 집에서 뜸을 뜨다가 화상입은 할머니, 빨래감을 삶아서 세탁기에 넣으려다 화상을 입은 여사님, 멸치다신물에 팔을 익힌 흥이 아주 많은 여사님, 유아들인 경우 전기밥솥의 뜨거운 김에 화상을 입기도 하고, 이유식 타려고 준비하던 전기포트의 뜨거운 김에 손을 데이고 껍질도 벗겨지는 등 집에서의 한순간 부주의가 화상사고의 원인들이었습니다.

살아가다보면 우리에게 크고 작은 많은 사건들이 지나가지만 해질 무렵이면 한적하고 쓸쓸한 노을지는 창가에서 단조로운 입원생활을 통하여 여러가지 상황들로 인해 무심히 스쳐 지나보낼 때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화상전문병원에 입원해보니 잠시 쉬어가는 인생의 간이역에서 많은 생각과 그동안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보며 좀더 주의했더라면 하는 후회도 하게 되고 반성과 회한이 따르기도 합니다. 계절이 본격적으로 휴가철에 접어 들었습니다. 옥수수, 감자, 청포도, 소나기 내린 뒤 사과나무 꼭지에 매달린 여름사과, 치자꽃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작열하는 폭염속에서 배롱나무 꽃이 아름답게 활짝피어 있듯 견딜 것은 다 견뎌야 비로소 단단한 삶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아마 화상흉터가 아무는 것도 모두 견딤의 세월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하려고 태어났습니다. 노력하는 자에게 행복의 문이 열리는 것이며 행복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화상을 입고 보니 살아있는 하루가 선물이고, 살아있음이 기적이라 생각되는 요즘입니다. 우리는 사는 동안 매사를 태교하듯 조심하여 살아간다면 일상에서의 안전사고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달라지고 풍속이 변해도 읽어야 하고, 써야 하고, 느껴야 하고, 먹어야 하고, 걸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화상환자는 특히 몸관리, 마음관리를 잘 해야할 때입니다. 각자 맡은일에 충실하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서 그저 건강하게 오순도순 잘 지낸다면 그 이상 더 바랄게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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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병원 17-08-17 10:09
답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최선의 진료로 정성을 다하여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푸른병원이 되겠습니다. ^^